지난 참관 후기에서 예고했던 이야기를 풀 차례입니다. 이번 KubeCon + CloudNativeCon Japan 2026에서 세션만큼이나, 어쩌면 세션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사람들이었습니다. sysdig 부스에서 만난 한국인 엔지니어, Grafana 부스의 Alloy 개발자, 그리고 Java Champion 살라보이(Salaboy)까지 세 번의 만남을 기록합니다.
1️⃣ sysdig 부스에서 만난 한국인 엔지니어 : "이제는 CNAPP의 시대"


"Runtime security for AI coding agents"를 내건 sysdig 부스에서 뜻밖에 한국인 엔지니어를 만났습니다. 한국어로 편하게 Falco와 Prempti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이 말이었습니다.
"AI 시대에는 DevSecOps를 넘어, 이제 CNAPP(Cloud-Native Application Protection Platform)의 시대로 가고 있다."
빌드 파이프라인에 보안을 끼워 넣는 수준을 넘어,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보호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
AI 코딩 에이전트가 만들어내는 코드가 폭증하는 시대에 런타임에서의 가시성과 통제가 왜 중요해지는지, 부스의 캐치프레이즈가 그대로 이해되는 대화였습니다. 대화 끝에는 한국에서 같이 식사 한번 하자는 약속까지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번 쿠버콘이 남긴 소중한 인연입니다.
2️⃣ Grafana 부스의 Alloy 개발자 : 온프레미스 운영자의 오랜 궁금증


LGTM 스택으로 옵저버빌리티를 구축하면서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는 Ansible로 Alloy를 설치·배포하고 있는데, 늘 마음 한구석에 "이게 표준적인 방법이 맞나?"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마침 부스에 Alloy 개발자가 있어 직접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답은 명쾌했습니다. "온프레미스라면 Ansible을 쓰는 게 표준인 것 같다."
쿠버네티스 환경에서는 코드 한 줄이면 Alloy가 설치되지만, 온프레미스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니 구성 관리 도구로 배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접근이라는 것. 개발 당사자에게 "지금 방식이 맞다"는 확인을 받으니, 그간의 운영 방식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문서로는 얻기 힘든, 콘퍼런스 현장에서만 가능한 종류의 답이었습니다.
3️⃣ Java Champion : "Spring AI로 만들어 와라, 리뷰해주겠다"


Dash0 소속으로 이번 행사에 스피커로 참여한 Java Champion 살라보이(Mauricio Salatino)의 세션이 끝난 후, 용기를 내어 평소 고민을 질문했습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거의 다 Go나 Python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Java 개발자는 어떻게 기여를 시작해야 하나요?
그러자 마치 고인물이 반가운 뉴비를 만난 듯 눈을 반짝이며 기뻐하더니, Spring AI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이걸로 직접 프로젝트를 만들어보라고, 만들어 오면 자기가 리뷰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요.
Java/Spring 백엔드 개발자로서 오픈소스 기여의 진입점을 고민하던 저에게는 이번 쿠버콘 최고의 수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순간이었습니다. 숙제가 생겼으니, 이 후속 이야기는 언젠가 별도의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 마치며
CNAPP이라는 화두, 운영 방식에 대한 확신, 그리고 오픈소스 기여라는 숙제까지 세 번의 대화가 각각 하나씩을 남겼습니다.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기술이라는 공통 언어가 있으니 대화는 어떻게든 이어집니다. 다음에 글로벌 콘퍼런스에 가시는 분이 있다면, 초록 스티커를 붙이고 부스와 세션장에서 딱 한 번만 용기 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틀간 직접 들은 세션들을 하나하나 리뷰합니다. 참관 준비 글에서 픽했던 세션들이 실제로 어땠는지, 현업 백엔드 개발자 관점의 솔직한 후기로 이어가겠습니다.